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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쇼(WIESHEU) 루카스 칼럼] 독일 빵의 기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작성일 : 2026.05.06 12:55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결과를 반복하지 못하면 기술이 아니다.

독일 베이커리 현장에서는 좋은 제빵사를 평가하는 기준이 생각보다 냉정하다. 한 번 아주 좋은 빵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곧바로 기술이 좋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먼저 확인하는 것은 “내일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가”이다.

실제 매장에서는 이런 장면이 자주 나타난다. 아침 첫 생산에서 브뢰트헨의 크러스트가 이상적으로 살아나고, 볼륨과 색도 잘 나왔다고 하더라도, 다음 배치에서 표면 긴장감이 조금 풀리거나 세 번째 배치에서 바닥 굽기 색이 흔들리면 바로 원인을 찾기 시작한다. 독일 베이커리에서는 “오늘 한 판은 좋았다”보다 “왜 계속 이렇게 나오지 않았는가” 를 더 중요하게 본다.

이것이 독일식 기준이다. 한 번의 좋은 결과는 가능성일 뿐이고, 기술은 반복되는 결과로 증명된다고 본다. 이 시선은 독일의 직업교육 체계와도 연결된다. 독일의 제빵사 양성은 장기간의 이원화 직업훈련을 바탕으로 하고, 마이스터(Meisterbrief)는 공적 심사 체계를 거쳐 취득한다. 즉 독일의 마이스터 개념은 단순한 손재주가 아니라, 품질을 지속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전제로 한다.

독일 빵문화가 이런 기준을 요구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독일의 빵문화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고, 수천 종의 빵이 현재도 일상적으로 생산·판매되고 있다. 이런 문화에서는 특별한 날 한 번 잘 만드는 것보다, 매일 같은 수준으로 내놓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가 된다.

그래서 독일 현장에서 말하는 기술은 손재주만을 뜻하지 않는다. 기술은 반죽 상태가 조금 달라지고, 발효가 예상보다 빠르거나 늦고, 작업자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매장이 원하는 기준 안으로 결과를 다시 끌어오는 능력에 가깝다. 현장에서는 이것이 더 어렵고, 그래서 더 중요하다.

독일의 많은 매장에서 브뢰트헨은 단순한 소형 제품이 아니라, 그 매장의 수준을 가장 빨리 드러내는 시험지 같은 존재다. 아침마다 수십, 수백 개씩 반복해서 나가야 하고, 고객은 어제 먹은 것과 오늘 먹은 것이 같기를 기대한다. 이때 첫 판만 잘 나오는 것은 기술이 아니다. 첫 판과 마지막 판이 비슷해야 기술이다. 이 기준은 단순한 생산 효율이 아니라, 독일 현장에서 빵집의 신뢰를 지탱하는 방식이다.

결국 독일 베이커리에서 기술은 한 번의 완성도로 평가되지 않는다.결과를 반복하지 못하면, 아직 그것은 기술이라고 부르기 어렵다.한 번의 완성도는 인상적일 수 있지만, 반복되는 완성도만이 매장의 기준이 된다.

/ 글·사진 ⓒ 루카스 쿤트너, 비쇼그룹 아시아지역 매니징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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