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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아파트칼럼] 주차 한 칸의 철학: 숫자의 행정을 넘어 '상생의 공유'로

작성일 : 2026.04.22 12:44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 장애인과 임산부가 공존하는 ‘탄력적 주차 공유 시스템’을 제안하며

주차장은 아파트 내 갈등의 발화점이자 공동체의 품격을 결정하는 행정의 척도다. 매일 밤 퇴근길 주차 공간을 찾아 단지를 헤매는 입주민들에게 주차 한 칸은 편의보다 주거 만족도를 좌우하는 필수적인 복지 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이토록 간절한 공간의 이면에는 법적 기준에 묶여 24시간 텅 빈 채 방치되는 ‘잉여 구역’이 존재한다. 바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다.


1. 법정 구역은 넘치고, 주차 공간은 부족한 현실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과 각 지자체의 주차장 조례는 50대 이상의 주차면을 가진 공동주택에 대해 전체의 2~4% 범위를 장애인 전용으로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동권 보장이라는 제도의 취지는 정당하나, 현장의 데이터는 경직된 운영이 낳은 부조리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현장에서본 본 매탄위브하늘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3,391세대의 이 대단지는 장애인 주차구역이 115면에 달하지만, 실제 등록 차량이 이용하는 곳은 20면에 불과하다. 나머지 95면은 매일 단 한 대의 차량도 들어서지 못한 채 비어 있다. 그 옆에서 만삭의 임산부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단지 외곽에서부터 집까지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현실은 행정적 배려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다.

2. 해법의 핵심: ‘축소’가 아닌 ‘탄력적 공유’

해법은 장애인의 권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의 ‘탄력적 공유’를 실천하는 데 있다. 실거주 장애인 차량 수를 초과하는 잉여 구역에 한하여 또 다른 교통 약자인 임산부와 영유아 동반 가구에게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방식이다. 장애인 차량의 이용 요청 시 즉각적인 우선권을 보장한다는 대전제 아래, 비어 있는 시간의 효율을 극대화하자는 취지이다.

특히 임산부는 법령이 명시한 교통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공동주택 내 주차 배려 공간은 전무한 실정이다. 장애인의 이동권과 임산부의 안전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며, 제도 설계만 올바르면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

3. 시(市) 조례 개정과 4대 인증 기반 특허 시스템의 결합

다만 이러한 변화는 치밀한 절차와 법적 근거 위에서 집행되어야 한다. 장애인 주차구역 설치 비율과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사항이다. 따라서 본 협회는 수원특례시와 협의하여 경직된 조례의 한계를 극복할 ‘탄력적 운영 표준’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 협회는 5월 중 ‘4대 인증 기반 자원순환 및 주차 공유 운영 시스템’을 BM 특허로 출원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다음의 4대 원칙을 기술적으로 구현한다.

 1) 장애인 우선권 절대 유지: 장애인 차량 신규 등록 시 즉각 우선권을 복원하는 가변형 로직.
 2) 정기적 데이터 실태조사: 연 1회 거주 현황 분석을 통해 공유 가능 면수를 자동 산출.
 3) 이용 대상의 엄격한 제한: 증빙된 임산부 및 영유아 가구에 한정된 디지털 이용 권한 부여.
 4) 지자체 행정 연동: 「공동주택관리법」상 행위허가 절차와 조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표준 프로세스.

4. 사람의 삶을 먼저 살피는 유연한 행정

주차 한 칸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약자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의 철학이 담겨 있다. 숫자에 매몰된 행정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먼저 살피는 유연한 표준 행정 모델이 정립되어야 한다.

(사)수원시아파트입주자대표협회는 5월 특허 출원을 기점으로, 관계 기관과 협력하여 조례 개정 등 적법한 제도화를 추진할 것이다. 장애인의 이동권도 지키고 임산부의 안전도 보호하는 ‘상생의 주차 문화’야말로 주차난 시대를 돌파할 지혜로운 해법이자 아파트 공동체의 가치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투자가 될 것이다.

/ 글·사진 ⓒ 이재훈, (사)수원시아파트입주자대표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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