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4.21 13:03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아이를 위한 디자인은 왜 아이보다 부모를 설득할까
요즘 키즈 시장은 화려하다. 고해상도 그래픽, 완벽한 비율, 세련된 색감.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프리미엄 교구들은 ‘좋은 제품’처럼 보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문득 이런 질문이 든다.
이 디자인은 과연 아이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부모를 설득하기 위한 것일까.
아이들은 디테일한 완성도를 따지지 않는다. 대신 손에 잡히는 느낌, 반복하고 싶은 재미, 그리고 편안함에 반응한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디자인이 아이에게 반드시 좋은 경험을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완성도’가 아니라 ‘눈높이’일지도 모른다.
전문가의 기준보다 정확한 ‘엄마의 데이터’
나는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여행둥이지’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쌍둥이를 위한 스탬프 투어와 교구를 직접 그리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내 아이를 가장 오래, 가장 가까이서 관찰한 사람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연필을 쥐는 힘, 특정 색에 반응하는 순간, 집중력이 끊기는 타이밍.
이 모든 것은 책이나 이론이 아닌, 매일의 생활 속에서 쌓인 데이터다.
전문가의 디자인이 ‘평균’을 기반으로 한다면, 엄마의 디자인은 ‘단 한 명의 사용자’를 기준으로 한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좋은 디자인은 정답이 아니라 ‘참여’를 만든다
최근 제작한 스탬프 투어지에서 나는 한 가지에 집중했다.
아이들이 이 종이를 ‘문제지’가 아니라 ‘놀이’로 느끼게 만드는 것.
그래서 글 대신 그림을 선택했고, 정답 대신 여백을 남겼다.
아이들은 스스로 다음 장소를 찾고, 빈칸을 채우며 이야기했다.
“엄마, 다음은 여기야!”
그 순간 아이는 소비자가 아니라 ‘주인공’이 된다.
좋은 디자인은 설명하지 않는다. 참여하게 만든다.
가장 강력한 디자인은 ‘관찰된 사랑’에서 나온다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사람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방식은 ‘관찰’이다.
엄마는 매일 아이를 관찰한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편안함과 불편함의 경계까지.
그렇기에 엄마의 시선은 어떤 전문가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정확하다.
완벽한 디자인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맞는 디자인이다.
내 아이의 디자이너는 이미 당신이다
우리는 종종 더 좋은 것을 찾기 위해 밖을 본다.
하지만 아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이미 가까이에 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있는 사람, 그 사람의 시선이 가장 강력한 디자인의 출발점이다.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라 나를 이해해주는 경험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 글·사진 ⓒ 이유비, 한국콘텐츠개발연구원 이사, 법제처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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