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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비 디자인] 차가운 디지털 세상, ‘색연필 감성’으로 온기를 채우다

작성일 : 2026.04.06 12:44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0과 1의 세계에서 그리워지는 ‘사각거림’ 초고화질 디스플레이와 AI가 생성한 완벽한 대칭의 그래픽이 일상이 된 시대다. 터치 한 번으로 오차 없는 직선과 원을 그려내는 기술은 경이롭지만, 때로는 그 완벽함이 차갑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매끈하게 닦인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다 문득 종이 위를 사각거리며 지나가는 색연필의 질감이 그리워지는 것은, 우리 안에 여전히 ‘사람의 온기’를 갈구하는 본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비전공자인 내가 디지털 크리에이터로서 선택한 무기는 화려한 스킬이 아닌, 바로 이 ‘서툰 듯 다정한 질감’이었다.

이곳에 가로 500px * 세로 350px 규격의 사진 1장을 삽입하세요. 색연필 질감이 돋보이는 스탬프 투어 지도나 새령이 일러스트 사진을 추천하며, 뉴스 썸네일 노출 시 인물의 얼굴이 잘리지 않도록 여백을 충분히 고려해 주십시오.

브랜드의 얼굴이 된 ‘색연필 화풍’의 힘 디자인 전공자가 아닌 내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은 ‘차별화’였다. 내가 운영하는 브랜드 ‘여행둥이지’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스탬프 투어를 기획한다. 여기서 날카로운 벡터 그래픽이나 차가운 사진 위주의 디자인은 대상 고객인 아이들과 부모에게 정서적 거리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 나는 아이패드를 들고 색연필 질감의 브러시를 선택했다.

4살 쌍둥이 남매인 율이와 솔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엄마의 손길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선과 따뜻한 색감을 채워 넣었다. 완벽한 직선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배어 있을 것 같은 포근한 화풍은 곧 ‘여행둥이지’만의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되었다. 비전공자라는 약점이 오히려 ‘엄마의 시선’이라는 독창적인 정체성으로 치환된 순간이었다. 기술적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느끼는 정서적 만족감이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증명해낸 셈이다.

딱딱한 법령을 녹이는 온기, ‘새령이’와 색연필의 만남
이러한 색연필 감성은 법제처 인플루언서 활동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법은 태생적으로 차갑고 딱딱한 성질을 지닌다. 복잡한 민생법령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할 때, 나는 일부러 더 몽글몽글한 질감의 드로잉을 섞는다.

법제처 캐릭터인 ‘새령이’를 그릴 때도 매끈한 공식 일러스트를 그대로 쓰기보다, 내가 직접 그린 색연필 느낌의 일러스트를 활용해 카드뉴스를 제작한다. 이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서, ‘공부해야 할 대상’을 ‘나에게 유익한 다정한 이야기’로 치환하는 작업이다. 독자들은 정보의 유익함 이전에 시각적인 편안함에 먼저 마음을 연다. 차가운 법률 텍스트가 따뜻한 색연필 질감을 만날 때, 디자인은 비로소 사람과 정보를 잇는 가장 다정한 매개체가 된다.

당신의 서툰 선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된다.
디자인은 결국 마음의 온도를 전달하는 과정이다. 전공자가 아니기에 느끼는 막막함은, 오히려 대중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평범하고도 따뜻한 시선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만의 색깔을 찾는 것은 거창한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내가 어떤 온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발견하고 그것을 일관되게 표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차가운 디지털 기술에 당신만의 ‘색연필 감성’을 한 방울 섞어보길 권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당신이 긋는 그 다정한 선 한 줄이, 기계적인 기술이 줄 수 없는 깊은 위로와 공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완성은 결국 도구의 성능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제작자의 온기에 달려 있다. 당신의 서툰 드로잉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장 따뜻한 디자인이다.

/ 글·사진 ⓒ 이유비, 한국콘텐츠개발연구원 이사, 법제처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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