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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훈 코른베르그] 이렇게 바쁜데 왜 남는 게 적을까… 제과업계가 빠지기 쉬운 착각

작성일 : 2026.04.03 13:11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제과업계에서 현장을 오래 경험한 사람일수록 한 가지 공통된 질문을 하게 된다.
“이렇게까지 바쁜데, 왜 생각보다 남는 것은 적을까.”

실제로 많은 베이커리와 제과 매장은 늘 바쁘다.
아침부터 생산이 시작되고, 매장 운영과 추가 생산, 포장, 발주, 재고 관리까지 하루가 빠듯하게 돌아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손님도 있고, 제품도 잘 팔리고, 매장도 활기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정작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 정도로 움직였는데도 왜 수익 구조가 이렇게 빡빡한가”라는 현실과 자주 마주하게 된다.

이 문제는 단순히 장사가 안 돼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 잘되는 매장일수록 더 자주 겪는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제과업계의 성장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에 있다.

매출이 늘어나면 당연히 여유가 생길 것 같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 반대의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품목이 늘어나고, 생산량이 많아지고, 고객 요구가 다양해질수록 작업은 더 복잡해진다. 반죽, 성형, 굽기, 충전, 데코레이션, 진열, 포장, 재고 관리까지 각각의 공정이 촘촘하게 얽히면서, 매출 증가가 곧바로 효율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품목이 많아질수록 현장은 더 피로해지고, 폐기와 재고 부담은 커지며, 작업자 한 명 한 명에게 요구되는 집중도는 더 높아진다.
문제는 이런 비효율이 하루 단위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루하루는 “오늘도 바빴다”로 끝나지만, 한 달과 일 년 단위로 보면 그 바쁨이 곧 수익으로 남지 못하고 운영 피로와 인건비, 손실 비용으로 누적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제과업계 특유의 구조도 있다.
많은 매장이 여전히 대표나 숙련자의 개입을 전제로 돌아간다. 즉, 현장이 잘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계속 붙어서 버티고 있기 때문에 겨우 유지되는 구조가 많다. 이 경우 매출이 늘어날수록 대표는 더 바빠지고, 현장은 더 분주해지지만, 시스템은 여전히 사람에게 기대고 있기 때문에 운영 효율은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팔았는가’보다, 그 매출을 어떤 구조로 만들어내고 있는가이다.
같은 매출이라도 어떤 매장은 안정적으로 남기고, 어떤 매장은 모두가 지쳐가면서 겨우 버틴다. 이 차이는 제품력만이 아니라, 생산 구조와 메뉴 구성, 인력 운영, 설비 활용, 동선, 재현성 같은 보이지 않는 시스템에서 나온다.

제과업계는 오랫동안 ‘바쁜 매장’을 좋은 매장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기준을 바꿔야 한다. 늘 분주하고 손이 모자라고 대표가 현장을 떠날 수 없는 구조는 결코 건강한 운영이라고 보기 어렵다. 바쁨은 때로 성장을 의미할 수 있지만, 동시에 구조가 정리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앞으로 제과업계에서 더 중요해질 것은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니라, 현장이 덜 무너지면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결국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는 가장 화려한 곳이 아니라, 가장 많이 팔리는 곳도 아니라, 바쁨 속에서도 구조를 잃지 않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

/ 글·사진 ⓒ 서영훈, 코른베르그 과자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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