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5.20 12:13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병원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고 있는 원장이 늘고 있다. 릴스를 찍고, 치료 전후 사진을 올리고, 해시태그를 달고, 팔로워를 모은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같은 말이 반복된다. 인스타 팔로워는 3천이 넘는데, 그걸 보고 전화한 환자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블로그를 보고 왔다는 환자는 가끔 있는데, 인스타를 보고 왔다는 환자는 기억에 없다고 했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효과를 모르겠다는 이 상황이, 인스타를 하는 병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다.

원인은 인스타그램 자체에 있지 않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의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는 데 있다. 블로그는 검색의 채널이다. 환자가 증상을 검색하고, 글을 읽고, 전화를 건다. 행동이 일직선으로 이어진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검색의 채널이 아니다. 인스타에서 "부산 허리디스크"를 검색하는 환자는 거의 없다. 인스타그램은 이미 병원을 알게 된 환자가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채널이다. 블로그를 읽고 관심이 생긴 환자가, 이 병원이 실제로 어떤 곳인지를 보러 인스타에 들어온다. 분위기를 보고, 원장의 얼굴을 보고, 실제 진료실 모습을 본다. 그래서 신뢰가 생기거나, 생기지 않거나. 인스타그램은 환자를 데려오는 채널이 아니라, 데려온 환자를 잡아두는 채널이다.
이 구분을 모르면 인스타에 블로그식 콘텐츠를 올리게 된다. 질환 설명, 치료 원리, 의학 정보. 블로그에서는 효과가 있는 글이 인스타에서는 스크롤을 멈추지 못한다. 반대로 인스타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블로그에 올리면, 검색에 잡히지 않는다. 채널의 역할이 다르면 콘텐츠의 형태도 달라야 한다. 같은 내용을 두 곳에 복사해서 올리는 것은 두 채널을 모두 망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최근 컨설팅한 부산의 한 피부과가 이 구분을 정확하게 보여줬다. 이 병원은 블로그에는 시술별 설명과 진료 과정을 정리한 글을 올리고, 인스타에는 진료실 일상과 원장의 짧은 코멘트를 올렸다. 블로그 글은 검색 유입을 만들었고, 인스타는 블로그를 읽고 들어온 환자가 "여기 괜찮겠다"고 느끼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팔로워 수는 5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예약 전화를 건 환자 중 "인스타도 봤다"고 말하는 비율이 꾸준히 나왔다. 팔로워 수가 아니라 누가 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대행사 선택에서도 이 구분은 기준이 된다. 블로그를 잘하는 대행사와 인스타를 잘하는 대행사는 역량이 다르다. 두 채널을 모두 맡기면서 같은 콘텐츠를 양쪽에 올리는 대행사라면 채널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규모가 큰 대행사라고 해서 이 구분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작은 곳이라고 안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기준은 하나다. 블로그에 올리는 콘텐츠와 인스타에 올리는 콘텐츠가 다른지를 확인하면 된다. 같으면 맡길 이유가 없다.
나는 인스타그램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스타를 블로그처럼 쓰지 말라는 것이다. 블로그는 환자를 데려오고, 인스타는 데려온 환자의 마지막 망설임을 없앤다. 이 순서가 맞으면 팔로워 500명이 팔로워 5천 명보다 강하다. 채널의 역할을 아는 것이 채널의 수를 늘리는 것보다 먼저다.
글·사진 ⓒ 김지련, 병원마케팅 쏠앤부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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