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5.13 13:06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요즘 콘텐츠는 점점 더 화려해진다.정교한 그래픽과 감각적인 색감, 눈길을 끄는 애니메이션까지. 기술적으로는 분명 완성도가 높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사람들은 감탄은 하지만 오래 머물지 않는다. 결국 몇 초 만에 화면을 넘겨버린다.
왜일까.
많은 디자인이 ‘보여주는 사람’에게는 집중하지만, ‘받아보는 사람’은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예술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커뮤니케이션에 가깝다.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누구를 위해 만들었는가다.
IT 기획자로 일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이 서비스의 사용자는 누구인가?”
사용자가 달라지면 버튼 위치가 달라지고, 문장의 길이가 달라지고, 심지어 말투까지 달라진다.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법제처 인플루언서 활동과 육아 브랜드 ‘여행둥이지’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하지만 두 작업의 디자인 결은 완전히 다르다.
법령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가독성이다.정보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를 단순화하고,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소를 줄인다.
반면 ‘여행둥이지’는 다르다.이곳의 사용자는 어린아이와 엄마다.
여기서는 정확함보다 친근함이 먼저다.딱딱한 직선 대신 색연필 질감을 사용하고, 설명보다 그림을 앞세운다. 글자를 읽기 어려운 아이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사람이 만든 디자인이지만, 대상이 달라지면 언어도 달라져야 한다.
나는 오히려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얻은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가는 완성도를 고민하지만, 엄마는 사용 순간을 본다.아이들이 어디에서 집중력을 잃는지, 어떤 색에서 오래 머무는지, 어떤 크기의 칸을 가장 편하게 느끼는지 매일 관찰하게 된다.
이 관찰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좋은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취향을 보여주는 작업이 아니다.사용자의 행동을 이해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때로는 툴 하나를 더 배우는 것보다, 사용자의 하루를 상상해 보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
디자인의 종착지는 언제나 사람이다.
아무리 화려한 결과물도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면 오래 남지 못한다. 반대로 조금 투박하더라도 사람을 정확히 이해한 디자인은 마음에 남는다.
지금 당신이 만드는 콘텐츠가 막히고 있다면, 잠시 기술보다 사람을 먼저 떠올려보면 좋겠다.
“이건 누구를 위한 디자인인가.”
좋은 디자인의 답은 대부분 그 질문 안에 있다.
/ 글·사진 ⓒ 이유비, 한국콘텐츠개발연구원 이사, 법제처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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