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3.30 13:22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1. 서커스장에 있는 코끼리를 본 적이 있는가. 몸집이 거대한 코끼리가 작은 말뚝 하나에 묶여 있다. 두꺼운 쇠사슬도 아니고, 얇은 밧줄 하나뿐이다. 조금만 힘을 줘도 뽑힐 것 같은데, 코끼리는 시도하지 않는다.

코끼리는 왜 시도하지 않는 걸까?
작은 말뚝과 밧줄은 코끼리가 어렸을 때부터 발목에 묶여 있었다. 아기 코끼리는 수없이 발버둥 쳐보았지만, 아무리 당겨도 밧줄을 끊을 수 없었다.
아기 코끼리는 결국 '나는 이 밧줄을 끊을 수 없다.'라고 학습하였다. 그리고 밧줄을 끊으려는 시도를 더이상 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코끼리의 몸이 자라 이제는 쉽게 밧줄을 끊을 수 있지만, 코끼리는 여전히 '나는 이 밧줄을 끊을 수 없다.'라고 믿고 있다.
2. 나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20년 이상 군 복무하였다. 그러던 중 가족이 남편과 아빠를 꼭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전역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하였다. 나라를 지키는 일을 명예롭게 생각하던 내 인생에 큰 변화가 시작되었다.
군에서는 군사보안이 엄격하게 강조됐고, 무언가를 온라인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낯선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온라인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냥 그렇게 믿게 됐다. 마치 코끼리처럼.
전역 후 아이들과의 일상을 기록하고 싶어 블로그를 시작했다.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모습, 함께 먹은 밥 한 끼, 작은 추억들을 기록했다. 거창한 목적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글을 읽고,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생겼다. 블로그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낯설었던 온라인 공간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곳이 됐다.
"나는 온라인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믿었는데, 막상 해보니 그냥 됐다. 내 발목을 묶었던 밧줄은 끊어졌다.
블로그를 쓰면서 온라인 세상을 배웠고, 지금은 온라인마케팅 광고대행사 국대마케팅 대표다.
사람들이 어떤 글에 반응하는지, 어떤 이야기가 가닿는지.. 그 경험이 쌓여 병원, 학원, 에스테틱 등 다양한 광고주와 협업하고 있다.
사실 나도 내가 마케터가 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냐고 물으면, 딱히 없다. 하나씩 블로그에 글을 썼던 것이 전부다.
3. 당신의 말뚝은 무엇인가?
"나는 이런 사람이야.", "이건 나한테 안 맞아.", "지금 시작하기엔 늦었어."
이런 비슷한 믿음이 누구나 하나쯤 있을 것이다. 그 믿음이 생긴 이유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안 됐던 때.. 막막했던 때.. 그때 생긴 믿음이 지금도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다.
몸은 이미 자랐는데, 아직 당겨보지 않은 밧줄이 있다면, 거창한 방법이 필요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냥 한 번, 당겨보는 것. 어쩌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 글·사진 ⓒ 박재향, 국대마케팅 대표, 뉴스포털연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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