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3.27 12:50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병원마케팅 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도 매달 몇백만 원씩 마케팅비를 쓰고 있는데, 옆 병원은 잘 되고 우리는 왜 안 될까요?’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성과는 다르다. 대부분 ‘마케팅 비용이 적어서’라고 생각하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이유는 분명하다.

필자가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이야기해 보겠다. A병원과 B병원은 같은 지역의 피부과였다. 병원 규모도 비슷했고, 심지어 주력 시술도 비슷했다. 블로그 콘텐츠도 주 3회씩 발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6개월 후, A병원은 블로그를 통한 신환(新患)이 한 달에 25명이었고, B병원은 5명에 머물러 있었다. 같은 돈을 쓰고 5배 차이다.
차이는 비용이 아니었다. 글의 양도 아니었다. 두 병원 모두 비슷한 예산으로 비슷한 양의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었으니까. 근본적인 이유는 글 안에 담긴 내용에 있었다.
B병원의 블로그를 열어보면, ‘기미 여드름 치료 방법 종류’, ‘피부 장벽의 원인과 관리법’, ‘색소침착 제거 시술 비교’ 같은 글이 올라와 있었다. 정보도 정확하다. 그런데 이런 글은 인터넷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다. 검색만 하면 비슷한 내용의 글이 수십 개 나온다. 굳이 이 병원 블로그에서 읽을 이유가 없다.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글이니까.
반면 A병원의 블로그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 ‘선생님, 여드름 흔적 없어질 수 있나요?’, ‘얼굴이 자꾸 붉어져요. — 제가 환자들에게 항상 드리는 답변’. 같은 피부과 글이지만, 글 속에 원장의 진료 경험이 들어 있었다. ‘이런 피부 고민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부분은 생활 습관 교정과 기본 치료만으로 호전됩니다’라는 문장에는, 수백 명의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녹아 있다. 환자는 그 차이를 알아본다.
이 차이는 글을 쓰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글 속에 원장의 경험과 노하우가 들어가 있느냐의 문제다. B병원은 콘텐츠 제작을 완전히 외부에 맡겨두고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포스팅 결과물만 받았다. 콘텐츠를 만드는 쪽에서는 원장의 진료 경험을 알 수 없으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정리할 수밖에 없다.
A병원은 달랐다.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 원장의 이야기가 들어갔다. ‘요즘 어떤 환자가 많으세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뭔가요?’, ‘이 증상으로 오면 보통 어떻게 설명해 주시나요?’ 이런 대화를 통해 원장의 진료 경험이 콘텐츠에 녹아들었다. 같은 마케팅 비용을 쓰더라도, 환자의 반응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많은 병원장이 “나는 특별한 게 없다.”, “다른 병원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사실 원장은 하루에 수십 명의 환자를 만나고, 매번 다른 시술을 하고, 각 환자의 상황에 맞게 처방을 내리고 있다. 그 하나하나가 이미 차별화된 콘텐츠다. 단지 글로 옮겨지지 않았을 뿐이다.
문제는 그 이야기가 콘텐츠로 옮겨지는 과정이 없다는 것이다. 콘텐츠 제작을 외부에 맡겨두면서 원장의 경험은 전해지지 않는다. 그러면 아무리 많은 비용을 쓰더라도, 결과물은 인터넷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가 될 수밖에 없다. 원장의 이야기가 빠진 콘텐츠는 어떤 채널에 올리든, 얼마를 쓰든 환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그렇다면 원장의 이야기를 콘텐츠에 담는 방법은 무엇일까?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환자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을 글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다. ‘선생님, 이 여드름 흔적 없어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그 질문이 곧 블로그 글의 제목이 된다. 환자가 진료실에서 묻는 것을, 검색창에서도 묻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원장이 환자에게 실제로 설명하는 방식 그대로 콘텐츠에 담는 것이다. 교과서적인 설명이 아니라,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하는 말투 그대로. 환자는 그 경험의 무게를 느낀다.
셋째, 원장의 판단 기준을 공개하는 것이다. ‘이런 피부에는 레이저 시술을 권하고, 이런 피부에는 권하지 않습니다’ 같은 글은 환자에게 엄청난 신뢰를 준다. 원장의 판단 기준을 미리 알 수 있는 환자는, 진료실에 앉기도 전에 이미 이 원장을 신뢰하고 있다.
결국 병원마케팅의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마케팅 규모가 아니다. 콘텐츠 안에 원장의 진료 경험과 철학이 담겨 있느냐다. 대행사는 그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 과정을 돕는 것이 좋은 대행사의 역할이지만 이야기의 출발점은 언제나 원장이다. 원장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면, 얼마를 쓰든 결과는 같다.
다음 칼럼에서는 블로그 한 편이 신환 30명으로 연결된 실사례를 분석한다. 어떤 글이, 어떤 경로로 환자를 데려왔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 글·사진 ⓒ 조원재, 병원마케팅전문기업 주식회사로미브릭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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