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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베이커리 엄성훈] 베이커리 창업, 결국은 ‘사람과 설비’의 전략이다

작성일 : 2026.03.18 13:03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베이커리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흔히 “베이커리 주방은 5~8평이면 충분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오랜 시간 제빵을 해온 입장에서 보면 이 말은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20년 넘게 제빵 현장에서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자면 베이커리 주방의 적정 면적은 최소 10~20평 정도는 되어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베이커리 생산 공간은 생각보다 많은 장비와 작업 공간을 필요로 한다.

대표적으로 빵을 굽는 오븐만 하더라도 약 3~4평 정도의 공간을 차지한다. 여기에 반죽기와 발효실, 냉장·냉동고가 필요하고, 빵을 성형하는 작업대와 선반, 크루아상이나 페이스트리를 만들기 위한 파이 롤러까지 배치하게 되면 공간은 금세 부족해진다. 

또한 제빵사들이 움직이는 작업 동선, 재료를 보관할 창고, 직원 탈의 공간까지 고려하면 주방은 최소 20평 정도는 되어야 비교적 여유 있는 작업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많은 창업자들이 16평 내외의 공간에서 커피와 베이커리를 함께 운영하려 한다. 사실 나 역시 처음 베이커리를 시작했을 때 총 10평 규모의 매장에서 출발했다. 그때의 주방은 8평, 매장은 2평이었다. 창업 초기에는 현실적인 조건 때문에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특히 최근 신축 건물들은 주차 공간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에 20평 이상의 매장은 대부분 대로변 상권에 위치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메이저 상권’이다. 이러한 상권에서는 넓은 평수와 접근성, 주차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그만큼 높은 임대료라는 부담이 따른다.

결국 베이커리를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 자원과 주방 설비에 대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과거의 베이커리는 사람의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였다. 
내가 처음 제빵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하루 12~13시간 근무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현대 사회에서 하루 9~1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지속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임금은 높아졌고, 개인의 삶과 휴식에 대한 가치 역시 커졌다.

또 한 가지 변화는 젊은 제빵사들의 태도에서도 나타난다.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여전히 크지만, 과거처럼 몸으로 버티며 장시간 노동을 감내하려는 방식의 일 문화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는 세대의 변화이자 산업 환경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 글·사진 ⓒ 엄성훈, 율베이커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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