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1.13 10:43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현재 홍콩과 마카오는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편입되어 있지만, 여전히 각자의 색깔을 지닌 교육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홍콩은 1997년 영국에서 반환된 이후 약 155년간 이어온 영국식 교육체계를 유지하며, 체계적이고 국제적인 학습 환경을 갖추고 있다. 반면 마카오는 1999년 포르투갈에서 반환되었고, 400여 년 동안 이어진 포르투갈어 기반의 교육 전통 속에서 공동체와 정서를 중시하는 배움을 이어간다. 홍콩과 마카오는 나란히 서 있지만, 두 도시의 엄마들은 전혀 다른 언어로 세상을 가르친다. 홍콩의 교육은 ‘계획의 미학’, 마카오는 ‘관계의 감정학’이다. 한쪽은 정밀한 시계처럼, 다른 한쪽은 따뜻한 등불처럼 움직인다.

1. 홍콩 – 완벽을 향한 설계도
홍콩의 교육은 ‘철저한 준비’로 유명하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들은 유치원 목록을 만들고, 면접 코칭을 받고, 경쟁률을 계산한다.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덕분에 홍콩은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늘 상위권을 유지하며, 체계적인 커리큘럼, 언어능력 중심의 조기교육, 글로벌 마인드가 강점이다.
홍콩의 교육제도는 영국식 “3-3-4제” 구조로, 정부는 12년 의무 무상교육을 제공하며, 대학 진학률은 80%를 넘어선다. 영어와 광둥어, 보통어가 자연스럽게 섞인 다언어 환경은 아이들에게 국제 감각을 심어준다. 이처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제도는 홍콩이 ‘아시아의 교육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 완벽함 속에는 피로가 있다. 치열한 경쟁, 과중한 과제, 그리고 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홍콩에서는 아이의 학교 성적이 가족의 명예로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로 부모교육 프로그램 참여자의 80% 이상이 여성으로, 엄마들이 아이의 학습을 ‘관리’하는 문화가 깊게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엔 늘 ‘엄마’가 있다. 아버지는 경제를 책임지고, 어머니는 학습을 관리하는 역할로 고착화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홍콩의 엄마들은 자신을 ‘교육 매니저’가 아니라 ‘감정 코치’로 바꾸려 노력한다.
2. 마카오 – 관계로 배우는 도시
마카오의 교육은 조금 다르다. 이곳의 엄마들은 ‘함께 자라는 법’을 가르친다. 아이의 학업이 가족 전체의 일이 되고, 밥상머리가 교실이 된다. 부모와 조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세대통합형 교육문화는 마카오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이다.
마카오는 규모가 작지만 공동체 중심 교육이 강하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교육 기대에 영향을 주긴 하지만, 동시에 가족 간 대화와 정서적 유대가 그 격차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20년간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5배 이상 증가하면서, 가정 내 교육관 역시 달라졌다.
마카오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의 영향으로 “3-6-3-3-4제”를 유지하며, 정부는 15년 무료교육제를 시행한다. 학교 대부분이 비영리 사립 형태로 운영되며, 마카오대학(UM)과 폴리테크닉대학 등 10여 개의 고등교육기관이 있다. 최근에는 직업교육과 여성 리더십 교육을 강화해, 작은 도시 안에서도 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있다. 마카오 여성 교사들은 ‘존중의 교육’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그래서 수업 후 학생들과 함께 거리 청소를 하거나, 학교 정원을 가꾸는 일이 일상이다. 깨끗한 마음에서 깨끗한 교실이 나온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교육 체계가 여전히 국제 기준에 비해 느슨하고, 영어 중심의 고등교육 경쟁력은 낮다는 지적이 있다. 또 부모세대의 교육 수준이 자녀 세대의 학습 접근성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정의 따뜻함이 교육의 기반이 되지만, 때로는 ‘정서 중심’이 ‘성취 중심’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3. 두 도시의 엄마들
홍콩 엄마가 ‘시간표’를 가르친다면, 마카오 엄마는 ‘관계’를 가르친다. 홍콩의 아이는 효율을 배우고, 마카오의 아이는 여유를 배운다. 홍콩의 가정교육이 미래형 ‘프로젝트’라면, 마카오의 가정교육은 오늘을 품은 ‘대화’다.
그렇다고 두 도시의 교육이 대립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거울 같다. 홍콩의 치밀함은 마카오에 ‘체계’를, 마카오의 따뜻함은 홍콩에 ‘온기’를 건넨다. 흥미로운 점은 두 도시 모두 여성의 교육 수준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가정의 교육 주체가 ‘엄마’에서 ‘엄마+사회’로 확장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아버지의 부모교육 참여가 늘고, 마카오에서는 남편이 빨래를 하고 아내가 논문을 쓰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 느리지만 분명한 변화다.
홍콩의 장점은 글로벌 감각과 체계성, 단점은 과도한 경쟁과 정서 결핍이다. 마카오의 장점은 공동체 의식과 감정적 안정, 단점은 교육 인프라와 언어 경쟁력의 한계다. 하지만 두 도시의 엄마들이 공통으로 가르치는 건 하나다 — 사랑의 문법.
가정교육의 본질은 시험 점수가 아니라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일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정답’이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한마디다.
“괜찮아, 다시 해보자.” 그 말이 평생의 자존감을 만든다.
/ 글·사진 ⓒ 임향숙, 폭스포럼 대표, (사)지구보존운동연합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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